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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최현섭 선교사 우간다 5월(2020) 소식입니다.

조회 : 844 0 송지순

어제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옥면가]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방황하는 길거리의 청소년들을 품고 사역하는 이요셉 목사가 공동체 아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하여 옥수수 국수로 만든 칼국수 식당을 열었는데 그것이 [옥면가]입니다. 이요셉 목사가 거리의 아이들을 섬기면서 비지니스에 도전을 받았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이전의 악한 직업과 습관을 끊었던 아이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흔들리는 것을 본 것입니다. 성매매, 불법 도박사이트, 작업대출, 각종 사기 등등, 나쁜 쪽으로 가면 너무 쉽게 벌리는 돈들을, 하나님을 만났다는 이유로 결단하여 끊어냈지만, 막상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다시 예전의 일들로 유혹을 받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예배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가 예배에 오고 싶으나 일 때문에 예배를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가장 세속적으로 보여지는 비지니스가 무엇보다도 영적인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유기성 목사님께서 올리신 칼럼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우간다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겨우 유지하고 있던 생계의 끈이었던 현장과 일자리 상실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월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하던 일이 유지만 된다면 희망을 갖고 버텨내고자 하지만, 정말 어려운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시위와 아시아인 혐오를 넘어선 공격 등에도 비싸진 식재료들을 사다가 나누는 일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한국의 의사들과 소통해 대량의 마스크를 공수해서 나눠주시기도 하고, 이 분들을 통해 온기가 곳곳에 전해지고 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이들이 자립하고, 그래서 꿈을 꿀 수 있는 여유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NGO 프로젝트들이 중지나 종료 되었고, 대중교통을 막으니 차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어 직장을 잃었습니다. 이직이나 구직의 기회가 희박한 사회에서 직업, 일거리를 잃는다는 건 어떠한 충격일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몇 달간, 여러 악조건과 상황들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레 정리되는 수순으로 갔을지도 모르는 양계장을 운영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고, 여전히 적자를 메워야 하는 현실이지만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버틴 것에 감사합니다. 오히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고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지은 지역 주민과 직거래로 옥수수를 구입해 사료에 넣으며 주민의 생계도 돕고, 계란의 품질 또한 더 좋아지는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이 양계 프로젝트의 목적인 지역 커뮤니티의 자립까진 모자라도, 그 정신과 방향은 계속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트럭이나 차가 없어도, 자신있는 품질의 계란의 가격을 낮춰 이 주민들이 직접 주변에서 판매와 유통을 할 수 있는 구조까지 만들어내길 소망합니다. 결국에는 모든 운영이 외부의 도움 없이도 현지인들에 의해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아내는 5월에 정말 강도 높은 삶을 살았습니다. 돕는 베필의 역할을 넘어 많은 일들을 감당하고 있기에 오히려 아내의 삶에 저의 내조가 필요했습니다. 에전에 아버지도 어머니와 함께 집안일을 열심히 하셨던 본을 보여주셨기에 그 흉내를 내보긴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이웃이었던 가정이 봉쇄조치로 돌아올 수 없게 되어 계약 기간이 만료된 집의 짐들을 아내가 도맡아 정리했습니다. 들이가 잠들면 같이 좀 쉬어야 할 시간에 가서 사진찍어 전송하고, 버릴 것과 챙길 것들을 정리한 뒤에 나머지 짐들은 또 일일이 구분해 현지인들의 필요를 채우고 이웃 선교사님들에게까지 나누는 수고를 했습니다. 입안이 헐고, 곱던 피부에 나타나는 뾰루지가 아내의 피로를 느끼게 해줍니다. 쉽게 쉽게 할 수도 있지만,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다 분류하고 보관하느라 더 힘들게 일했습니다. 들이도 낮과 밤 상관없이 엄마를 찾으며 일에 집중할 수 없게 하면서 잠을 제대로 못자게 해 피로가 누적되었습니다. 원래 초저녁 잠이 많아 그대로 쓰러져 아침까지 자는 스타일인데, 자다가도 일어나서 성경을 함께 읽고 나눔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 시간에 조는 모습을 보면 그냥 올라가 자라고, 내일 하자고 하니 얼굴을 문질러서 잠을 깨고는, 피곤에 쩔은 겉사람과 생수의 강이 흘러넘치는 속사람을 대조하는 믿음을 보입니다. 그 날의 감정과 상황들을 말씀 안에서 자신의 죄로 발견하고 회개하는 나눔들이 이어지며 힘들지만, 은혜를 받고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아내에게 더하시는 은혜가 날로 깊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달에 계란을 잘못 배달갔다가 15명을 입양해 키우는 부부를 만났었는데,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느껴 큰 위로를 받았다는 고백을 전해들었고, 이번 달에는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 부부와 함께 동역하는 젊은 청년이 있는데, 가끔 마주쳐 인사도 나누고 짧은 교제도 나누었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이고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호주에서 교사를 하다가 그만두고 선교지에 나와 섬기고 있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교회와 학교에서 말씀도 가르치고 거리의 아이들을 매주 음식과 옷으로 섬기는 일을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우리 계란을 사서 거리의 아이들에게 가겠다는 연락을 해서 배달 겸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지난 달에 만난 자매까지 같이 만났습니다. 우리 가정이 사는 음발레에 대략 300명 정도 거리의 아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어린 아이부터 청소년까지 연령이 다양한데, 구걸에 의지해 살았기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다니지 않으면서 이들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이 청년이 속한 NGO를 포함 4개의 단체가 연합해 거리의 아이들을 구제하는데 나섰다고 들었습니다. 휴교령으로 인해 학생들이 오지 않는 빈 학교에 거리의 아이들을 150명 가량 모아다가 먹이고 씻기고 뛰어 놀게 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돈을 받지 않고 자원한 우간다인 staff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정부가 거리의 아이들에게 돈을 나누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렸던 알고 있는데, 이들의 헌신으로 경찰도 협력해서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 300명의 아이들 중 150명 가량은 일일이 집에 돌려보냈는데, 폭력과 마약, 이혼과 사망 등으로 부모의 케어를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느라 여러 사람이 동원되어 직접 가정방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타운을 오가며 구걸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임시적인 조치일 뿐 휴교령이 끝나고 학교가 개학을 하면 이 아이들은 다시 거리로 나가야 한답니다. 그래서 새로운 장소를 위해 기도하고 찾아보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이 지극히 작은 자에게 냉수 한 그릇과 옥수수가루 한 줌 먹이고, 옷 한 벌 입혀 주고 재워주기 위한 이들 단체의 마음과 노력이 마치 오병이어의 기적 때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내어준 아이와 같이 느껴집니다. 코로나로 더욱 괴로울 때, 예상치 못하게 생긴 음식과 안식처가 꿈이었던 것처럼 사라질 수 있지만, 기도가 응답되어 새로운 안식처가 마련되고 계속된 방황을 멈추게 된다면 2000년 전 이스라엘에서 예수님 살아계실 당시에 쓰여진 옛 이야기의 기록이 아닌 오늘 우리가 생생히 경험한 기적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 듭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다가도 머리가 현실을 떠올리며 차갑게 식혀버리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군대에 있을 때 제 마음을 사로 잡은 혁명가 체게바라가 한 말을 한 동안 잊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이 납니다. 그 때는 예수님을 믿기 전이었다면, 지금은 제 능력과 한계 이상의 것을 이루시는 주님을 믿으니 기쁨과 감사로 기도하며 계속 주님을 신뢰합니다. 이 때가 아니더라도 주님께서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시고 선하신 뜻을 그 분의 방법과 때에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두 달이 넘는 봉쇄로 어디 다닐 수도 없이 답답하게 갇혀만 지내던 선교사님들이 드디어 모여 식사 한끼 할 수 있었던 날, 말할 수 없는 감사가 있었습니다.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이유가 아닌 예수님으로 인해 어려움을 감사로 이겨낸 나눔을 주고 받으며 서로 안에 있는 믿음의 실체와 그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적은 인원이지만, 서로 의지하고 함께 이 시간을 이 지역에서 버티며 돈독한 전우애가 생긴 것 같습니다. 모처럼 느낀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우리 아이들의 재롱잔치로 이어져 어르신들께 기쁨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아직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휴교령과 대중교통이용을 제외하고 마비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치가 시행돼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며 동역자들의 기도와 연보에 대한 감사를 더욱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을 받는 모든 분들을 위해 우리도 기도하며, 보내주신 재정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흘려보내는 가정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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