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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최현섭 선교사 우간다 9월(2021) 소식입니다.

조회 : 194 1 송지순

8월의 소식지를 집중해서 쓰기 위해 찾아간 조용한 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났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10명의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자매라고 소식지에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는 사라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중 한 자녀가 산이랑 같은 반이 되어 친구가 되었는데, 동급생의 부모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삶을 잠깐 나누다가 기도 제목을 물어보았는데, 근처 이웃들로부터 물리적, 정신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타운에서 10km가 넘게 떨어진 외진 지역에 집을 짓고 아이들과 살고 있는데, 주변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무슬림이고, 사라 가정은 크리스찬이어서 바깥에서 안으로 돌을 던지는 등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했습니다. 가장 나이 많은 자녀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는데, 그 아이들과 밤마다 예배하고 기도하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사랑으로 그들을 품는 한편,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 지혜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찬. 그저 교회 다니고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 자신의 인생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로밖에는 표현되지 않는 사람이라 내린 정의가 이 가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났습니다. 여자와 아이들이 외진 곳에서 위협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힘겨운 상황에 함께 기도로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강이 산이와 그 가정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간다에서 종종 마주하게 되는 입양 가족들을 보며, 그들의 사랑과 차원이 다른 헌신에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원할 때에 때마침 통로가 되기를 자청해주시는 분들의 은혜로 재정을 흘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때로는 마음을 나누고 그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필요를 정중히 나누어 줄 때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입양한 가족 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로 거리에 나와 인간답지 못하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도 기회가 될 때마다 배고픔이라도 달랠 수 있도록 음식과 함께 축복의 기도를 해주기도 합니다. 계란이 많이 남았을 때는 고아원에 주기적으로 나누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귀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을 통해 조금씩 잠깐씩 그 사역에 동참할 기회도 있습니다. 거리의 아이에서 고아원으로 인도 되었다가 거기서 변화를 보이던 몇 친구들에게 더 집중적으로 교육과 훈련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한 집을 따로 마련하고 거기서 같이 숙식하던 제 또래 청년이 지금 강이 산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그간의 은혜를 나누고, 돌아오는 주말에 이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거리에서 떠돌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아웃리치를 간다고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변화되어가고 있는지 거리의 형제들, 동생들에게 간증하고, 축복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누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성령님께서 전하는 자나 듣는 자 모두에게 놀라운 은혜로 임하실 것을 소망하며 기도하게 됩니다. 받은 은혜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은혜를 나누는 삶을 통해 또 누군가가 변화되고 새로워지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이들은 잘 배우지 못했으면서도 연습하고 토론해서, 자신들만의 간증, 복음 전파 모델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한 영혼 한 영혼의 변화를 위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감동 스토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방문해서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고, 필요를 채웠습니다. 일정이 확정된 뒤 통보 받아서 개인 스케쥴로 인해 이번에는 함께 나갈 수 없지만, 다음에는 아웃리치를 꼭 같이 나갈 수 있도록 일정을 잡자고 했습니다.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물어봅니다.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나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천진난만하게 아이들은 종이에 자신의 꿈을 적습니다. 그 때 또 한 번 질문합니다.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꿈을 이룰 것인가요? 아니면 5억을 가질 것인가요?” 아이들은 대부분은 “꿈”을 선택합니다. 5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많겠지만, 그것들 보다 죽기 전에 자신만의 소중한 소망들을 이루는 것이 더욱 가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똑같은 질문을 교실이 아닌 다른 현장에서 아버지들께 드렸습니다.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나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아버지들도 지금 자신의 상황에서 이루고픈 꿈들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꿈을 이룰 것인가요? 아니면 5억을 가질 것인가요?” 대부분의 학생이 이 질문에 “꿈”이라고 답한 것과 달리, 아버지들은 “5억”이라고 답했습니다. 자신들이 적었던 꿈이 무가치 하거나 그에 대한 열망이 작아서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내 꿈은 포기하더라도 남길 수 있는 5억을 통해 남은 가족들이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버지들의 공통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들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녀들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과 반대로 말하고, 강요의 언어로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닫게 만드는 일이 많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에 더 조심하고 세심하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나도 이제 아버지가 되었는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빚은 남겨주지 않아야 하고, 유산도 좋겠지만 그것보다 유업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살리고 죽은 사람을 의인이라 합니다. 술에 취해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고려대학교 故이수현 씨의 삶이 그렇고, 얼마 전 앞의 차 사고를 목격하고 갓길에 차를 세운 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다 뒤에 오던 차에 치여 돌아가신 진주시 의사회 소속 故이영곤 원장님도 진정한 의술을 베풀고 봉사하면서 내색하지 않는 의사셨다고 합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화재 속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침몰하는 배 안에서 학생들과 사람들을 구하느라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의 희생은 세상을 감동시키고,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는 역사를 이룹니다. 사람을 살리고 회복시키고 온전케 하는 유업이 믿음의 유산이 되어 우리 가정을 통해 이어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봉쇄 조치가 다소 완화 되어 드디어 대면 예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교회 문이 활짝 열리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른 아침부터 기쁨의 찬양소리가 동네마다 울려 퍼집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모여 함께 찬양하는 설렘이 느껴집니다. 쿠미대학에서도 동네 사람들도 함께 와서 학생들과 드리던 채플 예배가 재개되었습니다. 원래 순서를 맡으신 목사님을 대신 해서 본인이 설교를 하고 싶다고 제안한 어느 신학생의 메시지가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남수단에서 전쟁을 피해 우간다로 내려와 난민캠프에서 살다가 난민들에게 장학 혜택을 주는 쿠미대학에 입학해 배움의 꿈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공부하면서 갖게 된 비전, 남수단에 돌아가 남수단 사람들을 위해 섬기고 그 땅의 재건을 위해 일하겠다고 선포하고 또 다른 청년들을 도전하였다 합니다. 여전히 재정적으로 행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운영해 나가시는 선교사님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르심을 이어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를 그 청년을 통해 부어주셨습니다. 귀한 믿음의 고백과 결단이 학생들에게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가족들과 예배를 드리고 난 어느 날, 계속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삶. 임재에 대한 마음을 계속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일들에 대한 준비와 시도를 하며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부담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이 열심이 조금씩 임재에 대한 열망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책장에 있던 잔느 귀용의 책을 다시 꺼내 읽으며 내 마음이 또 무엇을 향해 있는지 보게 되었습니다. 일로 인하여 진정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놓치는 것을 반복하지만, 우간다로 부름 받았을 때 느낀 첫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주십니다. 주님은 처음에는 당신에게 매우 신중하고 조심하기를 요구하셨고, 그 후에 그 분은 당신을 깊은 사랑의 관계로 이끄셨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이 신념을 굳게 지킨 채, 주님께서 모든 일을 하실 수 있게 하기를 요구하신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자신을 만물의 주로 계시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 분이 육신을 영에게 굴복시키실 것이다. 참된 외적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내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외적 변화는 전적으로 내적인 변화에 달려 있다. 당신이 외적인 일들에 전념하고 있다면, 그것들이 아무리 단순하고 간단하다 할지라도, 당신은 바람직하지 않은 어떤 혼적인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누가복음 10장 41~42절)을 다시 떠올리며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태복음 13장 44절) 말씀도 새롭게 해석이 됩니다. 우리도 조심하지 않으면 갈라디아 사람들이 넘어갔던 바로 그 거짓말의 먹이가 될 수 있다. 그 거짓말은 하나님의 사랑을 얻으려면 뭔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 외에 여러 가지 요구사항들을 더 덧붙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여러 가지 것들’ 때문에 ‘한 가지’가 밀려나는 것이며 ‘선한 행위들’ 때문에 ‘최고의 것’이 밀려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희생해서라도 꼭 소유해야 할 보화와 같은 천국은,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거하는 삶이라는 묵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농장에서 일하며 계속 이 삶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농장에서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9월 13일에 병아리가 부화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가서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너무나 많은 알들이 부화되지 않아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수탉 1마리와 암탉 8마리가 살고 있기에 모든 알들이 유정란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화되지 않은 알도 농장에 가져와 하나씩 깨보니 그 안에 모두 부화되지 못한 채 죽은 병아리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프고, 우리 계란에 문제가 있다며 책임을 회피한 부화장 직원을 불러 컴플레인을 했습니다. 제대로 온도 조절과 관리를 하지 않은 이 부화장 대신 다른 부화장을 찾았고, 태어나지도 못한 채 삶을 마감한 병아리들을 고이 묻어주었습니다. 나머지 병아리들은 한 마리 한 마리 매일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숯불을 피워 인위적으로 온도를 높여주었는데, 그렇게 해보지 않는 실험을 해 보았고 온도가 많이 떨어지는 밤에만 종이 박스 안에 넣어서 재웠더니 문제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확산되는 골든 타임을 잘 지나가고 있는 것 같고 작년에 만들어 놓은 계란 기름, 난유가 병아리들의 상처 치료와 눈 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한 달간 삶은 계란을 먹였는데, 이번에는 파리 유충을 배양했다가 분리해내서 먹이니 먹어 치우는 속도가 무시무시 하고, 계란만큼 특별한 영양식을 공급하면서도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우간다 현지인들에게 잘 교육해서 나누고픈 노하우와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몇 달간 비옥하게 회복되기를 기다렸던 땅에는 토마토 씨를 배양해 옮겨 심었고, 고추씨는 좀 더 키운 뒤에 옮겨 심을 생각입니다. 닭장의 바닥과 토착미생물을 배합하니 도저히 작물을 재배할 수 없을 것 같던 땅이 몇 달 사이에 놀랍게 변화되었습니다. 자립만 생각했을 때는 깨닫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를 이제야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푸르른 잔디로 덮여 있어서 풀을 베어 닭들에게 공급하던 곳도 갈아 엎어서 지금 자라고 있는 병아리들이 밖으로 외출 나와 마음껏 땅을 헤집고 그 안에서 벌레든 지렁이든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작업을 완료 했습니다. 조금씩 하고 있는 변화의 시도들이 부담도 되지만 작은 일에 충성하면서 배워가고, 가르치고 전파할 수 있는 꿈을 꾸게 됩니다.

 

강이 산이는 학교 생활을 정말 즐거워 합니다. 등교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아빠를 재촉하고 평소 다니던 길이 경찰의 통제로 막혀 있으면 늦어지는 것에 속상해 합니다. 계속된 비로 학교의 담장이 무너져 예고 없이 갑자기 맞이한 이틀 간의 휴식 때문에 집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1년 반 넘게 집에서 어떻게든 버텼던 것이 은혜였음을 다시 고백하게 됩니다. 친구들 관계도 좋아서 우리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생일에 초대 받는 이벤트도 종종 있으니 학교를 다니기 전의 삶과 이후의 삶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들이는 엄마만 붙들다 지레 지쳐 점심 전에 잠들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혼자서도 할 일을 찾거나 놀면서 아내에게 찰나의 음식 준비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자유분방한 것 같으면서도 루틴이 있어서 뭐 하면 뭐 해야 하고 이걸 하려면 이걸 먼저 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때에 한국에서 장모님이 우간다에 처음 오셨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그렇지만, 아내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주고 계십니다. 친정 엄마를 기다리며 식단을 짜고, 계시는 동안 음식 준비도 못하게 하면서 정성껏 대접합니다. 설거지조차 허락치 않고 그간 엄마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제일 사랑스러울 때 아이들을 멀리 데려와서 손녀들의 재롱을 못 보여 드린 것이 불효였는데, 이렇게 오붓하게 지내는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때입니다. 마침 추석과 겹쳐 오셔서 주변 지역 선교사님들과 모처럼의 풍성한 교제를 함께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사님들의 모습과 고백을 듣고 보시며 어머니의 지난 날의 삶과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 보시게 된다는 고백을 하셨습니다. 아내와 대화하고 기도하면서 어머니가 오셨을 때 영적인 공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우리 가정을 힘들게 하는 외부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은혜와 감사를 빼앗고 평안을 깨뜨리는 일들로부터 부부가 마음을 잘 지키고 가족들을 지켜낼 수 있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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