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에 길을 묻다 - 꿈꾸는님 씨티신문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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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신문 칼럼에 난 기사 꿈꾸님의 글 입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꿈의학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적성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이었습니다이러한 고민을 하는 가운데 한 편의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그 영화는 제가 교사로서 길을 걷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게다가 그 영화는 꿈의학교 교사로서 18년 동안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할지 고민이 될 때마다 방향을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이 영화는 100년을 이어온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교육에 맞선 학생들과 키팅 선생님의 사제(師弟간의 사랑을 그린 것입니다특히키팅 선생님의 교육적 철학과 실천은 가히 충격적이었고 동시에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던 저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었습니다.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전통성보다 주체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학생들을 교정에 모이게 했습니다여러 남학생 중세 명의 남학생들을 지목하여 교정을 걷게 했습니다학생들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 리듬에 맞게 자연스럽게 걸었습니다보폭도 걷는 속도도 심지어 자세까지도 모두 달랐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학생 중 몇 명이 갑자기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이내 두 명의 남학생이 발을 맞춰 걸었습니다키팅 선생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오른발왼발오른발]을 외치며 세 학생과 함께 행렬에 참여했습니다이제 주위에 있던 모든 학생이 박수를 치며 한목소리로 구령을 외쳤습니다.

 

 구령 소리가 커지자 이내 자신만의 길을 걷던 한 학생마저 두 명의 학생과 발을 맞춰 걷기 시작했습니다드디어 세 명 모두 발을 맞춰 걸어갔고 보고 있던 학생들은 박자에 맞게 구령을 외쳤습니다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모두가 같은 보폭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걷는 학생들조차 구령을 맞춰 걷는 것이 편안해 보였습니다그런데 그 순간 키팅 선생님은 [중지(stop)]를 외쳤습니다순간 모든 것이 정지 화면처럼 되었습니다흥이 깨진 학생들은 모두 키팅 선생님을 주목했습니다이어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심오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에 너희들은 모두 각자의 리듬으로 걸었다그러나 주위에서 박자를 맞춰 구령을 붙이자 모두가 박자에 맞춰 걷기 시작했다분위기가 그렇게 되니 자신의 걸음걸이를 고친 것이다곧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자신의 리듬자신의 속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각자의 걸음을 자연스럽게 걸어라.”

 

 저는 이 영화가 지닌 철학적 문제는 차치하고 영화 속 키팅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싶은 마음에 교사가 되었습니다대안학교 교사로서 지내는 동안키팅 선생님이 들려준 [각자의 걸음을 자연스럽게 걸어라]는 음성은 세속적 속임수가 들릴 때마다 대안학교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어쩌면 수많은 대안학교 교사들은 각자의 걸음을 잃어버린 학생들에게 각자의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 중지를 외친 자들일지도 모릅니다대안교육은 이러한 교사들이 모여 정해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창조하기 위한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현재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학교생활에 불만을 표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이런 위기의 원인은 학교생태계가 다양성과 창의성 교육을 지향하기보다 줄 세우기식 입시교육을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우리 학생들이 맞이할 사회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사회입니다직업에 있어서도 대학 전공으로 평생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보다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이런 다양한 사회 변화 속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오직 한 가지 정형화된 길만을 제시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입니다.

 

 대안교육은 학생들이 행복한 미래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구현하여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통해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따라서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대안교육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2020년 새해에도 여전히 사방에서 입시를 향하여라는 세상 구령 소리와 박수 소리가 들립니다세상 구령에 비틀거릴 수도 있고 좁은 길을 걷는 것이 위험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대안교육을 하자고 하는 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칠환 시인의 고백처럼 기적은 자신의 길을 걸을 때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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