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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고등 3학년 '3분 스피치')

조회 : 1,037 5 송지순

꿈의학교 월요일 1교시는 시민교육 시간입니다. 시민교육 시간에 고3이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를 합니다.오늘 12월 10일에는  펼치는 김여준 학생이 스피치를 했습니다. 그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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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저는 오늘 고3 한 해를 보내면서 떠올리게 된 한가지 비유를 여러분들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저녁 노을을 자주 바라보시나요? 저는 묽게 물든 저녁 하늘을 자주 바라봅니다. 해질녘 광야 문 앞에 펼쳐지는 하늘의 황홀경을 바라보며 고3 생활을 보내었습니다.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 제게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수능 끝나고 씁쓸한 마음으로 차를 타고 집에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에서도 저를 바라보고 있었던 주황빛 태양의 강렬함과 꾸준함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때 ‘아, 그래도 살만하다’라고 느꼈습니다.

태양은 언제 어디서나 이 세상을 비춥니다. 하지만 태양을 사랑하는 자만이 태양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태양은 그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보답합니다. 그를 향해 있는 푸르는 산등성이에 찬란한 채색옷을 입혀주고, 그를 배웅하는 구름들에 바알간 입술자국을 흘려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태양을 바라보는 자만이 그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양을 등진 이들, 혹은 그늘에 숨은 이들은 그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태양을 등지고 살아가는 자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밟을 뿐입니다. 태양을 바라보는 자는 밝게 빛납니다. 그것은 일종의 표식이자 관계의 증거입니다. 태양은 그 증거를 가지고 살아갈 것을 요구합니다. 계속해서 태양의 빛을 반사해 내도록 합니다. 우리가 그 일을 해내는 것 같지만 사실은 태양이 하는 일입니다. 태양을 사랑하는 자는 그저 태양을 향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비로소 태양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태양과의 이러한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다름 아닌 달입니다. 달은 어두운 밤 세상을 밝게 비춥니다. 사람들은 그 빛을 의지해 밤을 살아가고 또 꿈을 꿉니다. 사실 달이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달빛은 사실 태양빛입니다. 그저 그 있는 자리에서 태양에 몸을 맡기고 태양빛을 반사합니다. 그렇게 밝게 빛납니다.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이 아니냐고 사람들이 의심할 때 달은 태양이 존재의 근거가 됩니다. 달은 태양과의 관계를 가시적으로 증명합니다. 달은 그렇게 태양이 됩니다. 이러한 달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으십니까?

꿈의학교 5년을 보내면서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고3이 되어 보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꿈의학교에서의 마지막 일년이라는 생각과 내년이면 사회에 나간다는 생각이 부담으로 작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나는 정말 어린아이였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생각하던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은 더 진지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3 초반에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꽤 어지럽고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일 년을 지내면서 선생님들과의 만남, 말씀 그리고 알기 원하는 마음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딱 말씀이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서서히 알아가게 하셨습니다. 위에 나온 해와 달에 관한 묵상은 어느 날 쭉 써내려간 내용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저 태양의 따스함이 좋았고 색깔이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작성해 온 것이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현실은 막막하고 답답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하나님께서 서서히 깨닫게 하신 것처럼 살아가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겠지요.

태양과 달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추상적이지만 나름의 명확한 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빛으로 온전히 나아갑니다. 그 분의 무한하신 사랑을 느낍니다. 그리고 흘려보냅니다. 주위로, 그분을 모르는 곳으로, 어두운 땅으로. 영이신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셔서 그 분을 스스로 드러내고 가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궁극적인 모습도 여기에 있을 겄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이 어둔 밤 태양의 존재를 증명하듯 그리고 밤을 오히려 밝게 빛내듯 세상에 그분의 모습과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 일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그저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달처럼 우리를 맡기면 그렇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제가 그러한 모습으로 살고 있어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살고자 하지만 많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정말 여러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 다시 한번 다짐하고 살아갑니다. 성실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말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저이지만 여러분들도 한 번씩 고민해 보시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스피치를 준비했습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형태, 하나님과의 관계의 양상은 다양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모습도 하나의 모습일 뿐입니다. 꿈의학교에서 여러분이 살아가는 동안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해서 내가 왜 이곳에 있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묻고 고민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학교를 떠나게 되기에 여러분들게 조금이라도 좋은 것 남겨주고 싶은 욕심에 스피치가 길어진 점 죄송하고 이제 끝났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면서 ‘다 이루었다’하신 말씀이 기억나는 날입니다. 이상 학교 생활 2주 남긴 저의 마지막 발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2개
작성자 :     암호 :
박민수   2018-12-14 10:21
와.....
seogoddonggo@hanmail.net       2018-12-13 01:08
기가막힌 통찰입니다. 너무 뭉클해지고 가슴 뛰는 이유가 뭘까... 아, 자랑스럽고 보고싶고 삶을 더 깊이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아닐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다시 한번 깨우쳐 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