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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사랑행진 다섯째 날 일기

조회 : 1,002 5 한동운

집에 돌아와 책상에 앉았습니다. 한나절 전 국토사랑행진 해단식이 꿈만 같습니다. 그러나 4박 5일 간 몸으로 겪었던 소중한 찰나의 순간들이 추억처럼 남아있습니다. 이제 2018 국토사랑행진 마지막 날 일기를 작성하면서 그 시간들을 마음에 새기려 합니다.
 

오늘은 정말 쉬울 줄 알았습니다.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산책하듯 걸으면 될 줄 알았습니다. 아,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갯벌을 지나고, 숲길을 넘고, 해안초소를 지나도 행진은 이어졌습니다.
 

한 마을의 끄트머리를 지나는 중이었습니다. 앞서가시던 그릇님은 오르막길을 다 오르시고 평지로 넘어가신 상태였습니다. 선두에 서있던 TA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는데, 대뜸 한 주민이 나와서 소리칩니다.
 

“야! 왜 말을 못 알아들어! 거기가 아니라고!”
 

때릴 듯이 와서 다짜고짜 반말을 칩니다.
 

“거기가 아니라 이 밑으로 가야 된다고! 좋은 길을 놔두고 왜 올라가려고 그래!”
 

갑작스러운 주민의 등장에 모두가 혼란스러워집니다. 질서 있게 걸어가던 대열이 우왕좌왕 흔들립니다.
 

‘앞서가시던 그릇님이 위로 갔으니 우리는 그곳으로 가야한다.’ 저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먼저 간 사람이 가도 그렇지 바보같이 잘못된 길을 따라가냐! 너희 어디 학교야!”

주민의 소리침은 계속됩니다. 왜 이렇게 흥분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묻는 말씀에 대답을 하고 부탁하듯이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좀 헤매도 괜찮습니다. 윗길로 따라가겠습니다.”
 

앞서 간 그릇님을 따라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공동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을 좀 헤매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에 행군대장님이 뛰어와서 주민이 말씀하신 길을 체크했습니다. 몇 분 후 그릇님이 갔던 길을 따라가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그렇게 대열이 재정비되고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동안 정리가 안 됐습니다.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가면 누가 뭐라고 해도 그분을 신뢰하고 따라가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길을 체크한 행군대장님의 행동도 합리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 주민은 그곳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한 사람의 말에 전체가 흔들리는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 고민이 된 것은 그 상황에 대한 꿈쟁이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자신들을 힘들게 했다면서 온갖 부정적인 말로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런 꿈쟁이들을 보며 ‘우리는 고난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고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편리함만이 늘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편리함만 찾는다면 그것은 눈앞의 유익만 쫓는 것입니다. 고난 중에는 유익을 가져다주는 고난이 있습니다. 그런 고난은 기쁘게 받아야 합니다. 날이 굉장히 습하고 더운데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유익을 주는 고난인 것을 알고 기쁘게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기쁘게 받아야 할 고난은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꿈쟁이들의 응원소리는 커졌고, 어느덧 일상같았던 국토사랑행진이 끝이 났습니다.
 

‘성령을 따라 걸어가세요.’ 국토사랑행진을 시작하기 전 주일 말씀 제목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걷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기꺼이 발걸음을 내디뎠던 이유는 목적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목적지가 있는 삶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난이 펼쳐진 길일지라도 발걸음을 옮길 수 있습니다. ‘내가 바르게 걸어가면 내 발자취를 따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올바른 신앙의 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내년 국토사랑행진이 시작될 때까지 힘차게 행진해야겠습니다.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셨고 함께 하시고 계시며 함께 하실 하나님께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덧글 5개
작성자 :     암호 :
강승호   2018-06-30 17:55
우선 저희 마루미가 낙오자가 되지않고 완주할수 있게 이끌어주신 선배님들과 동기님들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첫날 참 많이 눈물이났습니다.마루미가 너무 힘들어 뒤쳐저 있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조원들도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민폐가 되는듯 싶어 저 또한 많이 힘들고 생방송을 보는게 너무나 두려웠습니다.늘 툴툴거리는 아이가 조원들을 기운 빠지게 하지는 말아야 할텐데,하는 걱정만 한가득이였습니다. 그런데 뒤쳐저 가는 마루미를 늘 웃는 얼굴로 이끌어주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둘째날부터는 기수로써 열심히 깃발을 들고 걸어주는 모습에 감사하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도 웃으며 걸어주는 마루미와 꿈교 친구들이 너무나 기특하고 대견하였습니다. 인터뷰중 "부모님도 한번 걸어보세요." ㅠㅠ 사실 저를 포함한 많은 부모님들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버스로 편하게 이동하지않았을까 싶었습니다.그래서 우리 꿈교친구들과 선생님들,TA팀 모두가 자랑스럽고 감사했습니다. 결국 사고없이 낙오자도 없이 이 모든 '국토사랑행진'을 완주 할수있게 하신 하나님과 꿈교의 모든분들께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살면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하심을 감사 감사 드립니다. 해단식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 "엄마아빠,우리가족 요번 휴가때 중국가요?" "왜?" "저, 만리장성 지금 가면 완주 할수있을것 같아요." "ㅋ마루미님,우선 에스컬레이터 타는것부터 극복하고 가는게 좋을듯 싶어요!?" "그런가?!" 마루미가 높은곳을 엄청 싫어하거든요.(겁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건강하게,자신감을, 자존감을, 회복 시켜주셔서 진심으로 꿈교 모든분들게 감사 감사드립니다.
민수희       2018-06-30 08:29
안그래도 아이가 집에와서 동네 주민께서 잘못된 길 간다고 소리질러서 잠시 당황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했었답니다. 왜 선생님들은 우리를 그렇게 힘든 길을 자꾸 걷게 하시는지 아이들이 화가 났다는 얘기까지... 아이의 모습속에서 그릇행해 자기가 원하는 길만 가기 원하는 양같은 저의 모습이 보였네요.. 목자되신 주님이 앞에서 잘 알고 가시는 것도 무지해서 모르고 옆의 방해에만 휘둘리고 살고 있습니다. 다시 이 글을 통해 깨닫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이들은... 한편으로 힘든 길에 화가 났는데, 동네분이 소리지르는걸 들으며 잠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는건 안 비밀입니다.... 철없는 아이의 말이었습니다
강창석   2018-06-30 07:44
산 자들의 땅에서 내가 주님 앞에서 걷는다(시 116:9). 살아있는 자들과 생명있는 땅에서 함께 걸으며, 노래하며, 응원하며 함께 했던 시간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행군일기를 쓰기 위해 늦은 밤까지 글로 담아두었던 토박이님의 성실함과 사랑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김학일   2018-06-30 07:16
지난주 저희 교회 6.25기념예배로 군목사님 초빙설교를 듣고 국토에 임하는 아들과 이 말씀을 꼭 나누고 싶었습니다. 여호수아 5:2~9 말씀인데 출애굽하여 40년을 광야에서 보낸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 이후 여호수아를 새로운 지도자로 세우고 요단강을 넘은 직 후 길갈에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 정복을 위해 그곳 여러 족속들과의 전쟁을 앞두고 있던 장면 입니다. 여호와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전쟁을 앞둔 이스라엘자손들에게 할례를 행하라 합니다. 전쟁터에서 할례를 행하면 3~4일을 꼼짝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처하는 되는 셈인데 할례가 웬말입니까? 결과적으로 집행된 할례...이런 리스크를 감내하고 진행하는 지도자나 이를 받아들이는 백성들이나 참 대단합니다. 여호와께서는 출애굽 이후의 할례받지 못한 광야세대의 후손들에게 할례를 원하셨습니다. 너희들이 바로 나의 선택받은 백성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분명히 하시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니 백성들이 자신들의 정체성, 즉 우리는 하나님의 부름받은 백성이라는 것을 몸과 마음에 각인할 것을 명령하셨던 것 입니다. 우리 인생의 최우선순위는 내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바로 알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나의 정체성을 각인해야 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된 후엔 더이상 전쟁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전쟁의 문제를 하나님께 내어드릴때 주님이 승리로 진행하십니다. 국토가 무엇일까? 군목 목사님의 설교제목 처럼 [잠시 멈추고 돌아봄] 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한발 한발 걸으며 돌아보고 고통스럽게 몸과 마음에 새기는 할례의 시간, 내 힘과 생각으로는 할 수 없다고 고백하며 평생의 삶을 주님과 동행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예배의 시간이지 않을까요? 어제 격포의 해단식장에서 확인 합니다. 절뚝이는 걸음과 까맣게 그을린 얼굴, 그러나 마지막까지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며 당당히 걸어오는 우리 꿈쟁이들의 몸과 마음에 여호와께서 원하시는 할례가 되었겠구나... 주님께서는 그래 너는 내 것이라며 기뻐 하시겠구나... 한껏 벅찬 울음을 토해냅니다. 우리 아들! 딸! 꿈쟁이들 모두 수고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선두에서, 가장 후방에서 인도하시고 섬겨주시고 잠못들고 기도해주신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기도로 중보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학부모님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혜경   2018-06-30 01:36
목적이 있는 삶!! 조금 돌아가더라도 주님이 동행하시는 좁은길을 가려든게 우리 꿈교에 입학한 이유 아니었나..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손하나 까딱하기도 힘드신 밤일텐데 마지막 국토일기를 올려주시니 배부름에 건너뛰고 싶은 숭늉까지 말끔히 먹고나온 충만함으로 벅찬 오늘 하루를 마감하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