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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기 1일차

조회 : 1,195 4 최현섭

국토 일기 1일차



 



계속되는 가뭄으로 대지와 하천들이 말라가고 있던 터에 찾아온 비소식. 그러나 첫 행군을 앞둔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결정은 우비를 언제 입을 것인가?였습니다. 식사를 마치신 겸손한님께서 버스에서 우비를 챙겨오는 가운데 빗방울이 굵어지고 있었습니다. 출발 전 모임으로 집합했을 때는 다시 줄어든 빗줄기에 행군대장은 일단 우비 없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었을 뿐인데, 걷지 않은 몸 상태가 왜 이리 뻣뻣하고 뭉쳐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발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기도를 올려드린 뒤에 출발 전 파이팅을 다짐하는 구호가 천마산을 깨웁니다. 땅!끝!까!지! 꿈!의!학!교! 마침 이 구호를 외치는 장소가 예루살렘으로 이름 붙여진 성전 앞이라는 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땅끝까지의 출발은 예루살렘입니다. 이 국토 사랑행진과 증인된 삶을 살아가는 것의 연관을 찾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요? 그 물음과 함께 첫 구간을 출발했습니다.



 



천마산 기도원을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높았습니다. 버스로는 올라갈 수 없어 중간에 내려 짐을 메고 올라가면서 본 행군 못지 않은 체력 소비를 했었습니다. 그 길을 다시 내려가려니 이럴려고 올라왔나 자괴감도 들지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숙소일 때마다 겪었던 경험들이 있어 그러려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신 첫 출발부터 부상자가 생기지 않도록 한 발 한 발 아주 조심히 내딛었습니다.



 



기도원을 내려가다보면 수진사라는 절이 또 나옵니다. 템플 스테이 모집을 하는 플랜카드도 붙어 있구요. 예전엔 출가를 한다, 속세를 떠난다, 사바세상 뭐 이런 정도 수준에서 불교를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절을 지나니 바로 아파트 숲입니다. 절도 기도원도 고즈넉한 곳에 자리하기 힘든 시대임을 바라보며, 어쩌면 세상은 피할 수 없는 곳인데 계속 피하려는 마음을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마음으로 바꾸어야 함을 느낍니다.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오셔서 incanation 하신 것처럼, 세상에 살면서 세상에 구속 당하지 않는 제자로 신부로 살아가야 함을 느낍니다.



 



이처럼 도심에서 시작한 국토가 오랜만입니다. 머릿 속에 기억되는 논길과 산길이 아니라 아파트와 외제차들이 보이니 남양주가 서울이냐며 묻는 아이의 질문도 이해가 됩니다. 올해로 2번째 텀의 마지막 7년차를 맞이하니 경기도에 이르렀고, 서울의 모습과 엇비슷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러나 이내 우리는 6번 경춘도로의 자전거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비가 와서 이 날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없어 첫 구간은 우리만의 안전한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길을 따라선 다시 우리가 경험했던 정감있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신났고 파이팅 소리도 점점 커져갑니다. 자전거를 위한 터널길도 생겨서 이 때는 조별구호가 아닌 꿈의학교 전체구호를 외치며 하나됩니다. 간혹 있게 되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아 때로는 터널이 나오길 기다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터널에서 뜻밖의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오오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으~으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아이들 입에서 선창된 이 민요가 왠지 신선했고 오래도록 입술에 맴돌았습니다. 그런데 교사모임에서 온유한님이 오늘 받으신 감동을 꼭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터널 안 뒤쪽 대열에서 아리랑을 듣고 있을 때, 앞쪽 대열의 아이들은 교가를 불렀는데 그 가사를 듣다가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가가 촉촉해지셨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소년아 세계를 향해 눈을 떠라



사랑으로 세계를 품어라 Embrace the world with his love



학문을 알기 전에 사랑을 알고 실력을 기르기 전에 섬기는 겸손의 모습 가져라



세계는 나의 교실 사랑의 꿈을 이루어라



하나님이 너희에게 주신 세계를 사랑으로 품게 가르치는 꿈의학교



 



사랑하는 소녀야 세상을 향해 손을 펴라



사랑으로 세계를 품어라 Embrace the world with his love



지식을 얻기 전에 지혜를 얻고 외모를 가꾸기 전에 섬기는 봉사의 뜻을 품어라



세계는 나의 교실 사랑의 꿈을 이루어라



하나님이 너희에게 주신 세계를 사랑으로 품게 인도하는 꿈의학교



 



꿈의학교의 교가에는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가사는 그냥 따라 불러서는 안 될 신성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을 느끼는 사람은 그 가사처럼 살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코스에서 아이들의 찬양이 메이리가 되어 돌아오는 것을 듣고 천사들이 서로 창화하여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소리처럼 느껴졌다고,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이런 호사를 누리게 하시는지 모르겠다는 나눔도 하셨습니다.



 



옆에 있던 교사들은 “나이 들어서 그래,,,” 그 한 마디로 정리해버렸습니다 ㅋㅋ 요즘 단순한님도 온유한님도 다들 여성호르몬이 나와 예전 같지 않으십니다. 예전 선생님들께 배웠던 그늘목님은 지금 애들도 우리처럼 강하게 대해 달라고 볼멘소리를 하구요, 참 재밌습니다.



 



5km를 넘게 걸어 첫 휴식 장소인 예닮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이내 비는 그쳤고 어느새 해가 나고 있어서 옷과 신발을 갈아입고 싶은데... 버스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겸손한님께서 다른 곳에 계시다는 것입니다. 오 주여! 신발 젖는 게 싫어 아쿠아 슈즈를 신었는데 첫 구간 걷고 물집이 잡힐 것 같은 위기 상황...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라는 어느 수련원에 세운 간판이 5코스에서 나왔을 때 제가 걱정하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걱정하던 찰나에 얘기를 들은 한길가는님이 바로 자기와 신발을 바꾸자고 하며 내어주시고, 프라미스님은 챙겨온 양말을 꺼내주셔서 여호와 이레를 경험했습니다. 찝찝하고 불편했던 걸음이 상쾌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변하며 주님과 동역자들을 향한 감사도 커져갔습니다. 이런 은혜는 저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토에 참여하며 자신이 어쩌할 수 없는 한계에 있을 때 많은 친구들이 얻어가는 경험입니다.



 



예닮교회를 떠나기 전에 우리는 함께 기도했습니다. 우리에게 화장실과 휴식 장소를 내주셔서 원래 깨끗한 그 장소가 더러워졌습니다. 그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섬기기로 결정해 준 교회 식구들의 결정이 우리의 인생에서도 이어져 나그네를 섬기고 내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이 땅에 세우신 주님의 교회를 통하여 구원과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두 번째 쉬는 구간인 마석역까지도 자전거 길이었습니다. 3.8km의 짧다고 느껴지는 거리입니다. 한 코스가 보통 적게는 4, 길게는 6이 되는데 그에 비해 3.8은 편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한 코스가 짧다는 건 매우 기쁜 일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결국 오늘 우리가 걸어야 될 정해진 구간 속에서 나머지가 길어진다는 것이죠. 조삼모사라고 해야할까요? 근데 뭐 그리 깊이 생각할 거 있습니까? 이 순간을 누리면 되지, 짧은 코스에서 억지로 안 기뻐하며 나중에 긴 코스 나오잖아 미리 걱정하는 것이 더 웃긴 것 같습니다.



 



농가를 지나다보면 때로 불쾌한? 냄새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축산농가가 없었고, 개나 닭을 사육하는 농가에서 냄새가 조금 났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정말 반가운 향기는 아카시아향입니다. 예전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5월이 되면 아카시아 향이 가득했었습니다. 그 향이 저를 잠시 그 때 그 장소로 데려가 주었습니다. 누구나 응답하라 1988과 비슷한 추억을 가진 동네가 있을 것입니다. 그 동네에 어떤 향기가 났었는지 기억나시나요? 발로 몸으로 눈으로만 아닌 코와 귀로도 국토를 하게 됩니다.



 



추억은 이내 사라진 아카시아 향과 함께 지워지고, 아이들과 대화하며 걷다보니 두 번째 휴식장소 마석역에 도착했습니다. 주변 주차장에서 쉬는 줄 알았는데, 무전을 통해 대합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야하니 정숙하고 질서정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오더가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행군대열 전체가 마석역에 등장하니 시민들도 우리도 당황하였습니다. 그렇게 개찰구, 대합실을 지나 휴식장소로 갔습니다. 화장실도 역사내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지금 상황과 동떨어진 장소에 서 있게 되니 여기서 이러고 있기보다 기차타고 집에 가 진짜 방학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을지도 모릅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졌던 얼굴을 찬물로 세수하니 여긴 국토사랑행진이고, 나는 몇 조의 누구라는 인식을 되찾았습니다.



 



점심 전 마지막 코스는 두 번째 코스보다 더 짧은 3.5km입니다. 거기다 더 마음이 두근대는 이유가 점심을 먹을 곳이 돈까스클럽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국토의 단골 메뉴, 제육볶음이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같이 걷는 아이들에게서 돈가스 크기가 얼마나 될까가 심각한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말이 안 된다... 나름 기대하는 사이즈도 설정해놓았습니다. 오 주여... 그 기대에 못 미친다면... 아이들은 질보다 양인데, 맛 보기도 전에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불쌍히 여기소서. 배부르게 먹었네 먹였네 남았네 열두 광주리나♬ 4살 딸아이가 자주 듣는 찬양의 가사를 생각하며 배부를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저도 배가 많이 고팠거든요!



 



자전거 도로에서 벗어나 횡단만 하면 식당 도착입니다. 어찌나 일사분란하게 통제를 잘 따라주는지 구령에 맞춰 일제히 횡단으로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인내와의 싸움입니다. 자리가 부족해 반은 밖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특별히 제일 앞에 서 있던 조가 횡단할 때 위치상 안쪽으로 밀려 식사 순서가 맨꼴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일부러 찾아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더니 나오는 대답이 “인생 한방에 훅 가네요!” 배고프고 더워서 머리가 핑핑 돈다며 창 밖에서 내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돈다는 불변의 진리처럼 마지막 조의 입장차례가 되었고 어렵게 들어간 식당에서도 서빙될 때까지 기다려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돈까스 크기 적으면 어떻게 하나 했던 남학생들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많은 여학생들이 다 먹지도 못할 양, 남학생들도 다 못 먹고 더 먹을 사람? 했을 만큼 나온 양... 그러나 그 중에서도 더 먹겠다고 달라 아우성인 남학생들 있었습니다. 메뚜기 떼같은 꿈쟁이들 먹이느라 지원팀 진행팀 고생이 많으십니다. 더불어 매일 매끼 맛있게 정성을 다해 만들어주시는 조리실 권사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나니 밀려오는 피로에 한 자리씩 잡고 눕다 보니 타인의 영업장에까지 확장되었네요. 최대한 불쌍하고 힘든 표정을 유지하며 비킬 힘도 마음도 없음을 어필합니다. 조금이라도 그늘 있는 곳에 비집고 들어 앉아 꿀같은 휴식을 취합니다. 이 때도 서로를 챙기려하고 웃긴 상황에 함께 웃어가며 팀웍을 만들어 갑니다.



 



출발 5분전! 구령과 함께 속속 모였습니다. 이 때에 조장과 함께 행군대장을 찾아오는 아이들. 가방을 벗고 걷게 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이미 이 아이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 국토에 오기로 결단하였고, 일단 가방을 메는 의지를 보여달라는 설득에 오전을 가방과 함께 걸은 아이들입니다. 오후구간 출발에 앞서 기도했습니다. 아픈 사람들이 있는데 이미 결단하고 온 이들이 끝까지 버텨주길, 혹 고통이 심해져 가방을 벗더라도 그 사람을 보며 왜 저 아이만?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마음을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결국 아픈 사람도 괜찮은 사람도 타인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어야 합니다. 젊어서는 네가 원하는 대로 다녔으나 이후로는 원치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라는 말을 들은 베드로가 예수님께 요한을 돌아보며 저 사람은 어떻게 되겠냐고 묻던 질문에 예수님께서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 내가 그를 내버려둘지라도 너는 나를 좇으라 했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각자의 부르심이 있다는 것. 내가 거기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느냐,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오후의 첫 코스는 경치가 좋았지만 햇살이 뜨거웠습니다. 초반에 나온 나무 그늘을 지나선 가장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걸었습니다. 발에 물집이 잡힐만한 때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열외하지 않았습니다. 계속된 자전거 길이라 양호차가 올 수 없었는데 우리에게 새로운 치료제가 생겼습니다. 육체의 피로와 고통을 이기게 하기 위해 현대의학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 몰핀을 씁니다. 그러나 가장 고통이 극심한 임종시에 엔돌핀이 최고로 나온다는 다큐프라임의 내용을 본 기억이 납니다. 창조주의 섭리는 놀랍습니다.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조장들이 힘을 내 의기투합하여 엔돌핀을 내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행군대장의 제안에 바로 긍정의 답으로 화답. 그리곤 잠시 의논하더니 이내 멋진 퍼포먼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모두가 웃었고 함께 원밴드 원사운드! 라고 외치며 힘을 모았습니다. 우리만 보기 아까웠지만, 우리 아니고는 누구도 웃을 수 없는, 우리만 아는 코드였습니다.



 



그렇게 힘을 얻고 출발한 5코스는 상쾌했습니다. 수상레져 업체들이 영업하고 있는 강변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습니다. 강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오고, 구름마저 햇빛을 가려주었습니다.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MT를 와 있는 펜션들을 지나갈 때 우리에게 외쳐주는 파이팅을 들으며, 우리도 화답했습니다. 대학생들은 우릴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더운 날씨에 힘들게 걷고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대열에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졸업생 TA들도 재학생 때 힘들게 했던 이 국토사랑행진에 또 지원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스키와 고무보트를 타고 레져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이 코스의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이 재미보다 더한 재미는 쉬는 장소에서 공급된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이 되니 다들 쮸쮸바 하나씩 물고 신났습니다. 마지막 한 구간을 남기고 최고의 보충제가 되어주었습니다.



 



점심에 시간이 지체되어 점점 늦어지기도 했지만 곧 비가 올 기미가 느껴져 마지막 구간을 출발했습니다. 오늘 중에 가장 긴 6km의 코스였습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여기만 걸으면 오늘 행군 일정이 종료되기에 힘을 내서 걷다가도, 빨리 나타났으면 하는 숙소가 바로 나오지 않을 때 마음을 지키기 힘들고 몸도 지쳐갑니다. 조장, 선배들의 파이팅과 조구호 외침도 허공에 외쳐지게 됩니다. 여기서 조장, 선배들의 “어색한 열심”을 봅니다. 어색한 열심은 금방 사그러들기 마련입니다. 남이 따라주지 않으니 제 풀에 지쳐버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 어색한 열심이 국토라는 환경에서는 끝내 빛을 발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역할임을 알아 미미한 반응에도 포기하지 않고, 뚫고 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두 명이라도 받쳐주는 조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열심에 감동해서도 그렇고, 결국 자신도 한 두 번 따라하다가 동화되어 단 며칠의 시간 동안 분위기에 큰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꿈의학교에도 잔반, 꿈이름 존대어, 인사 등을 위한 어색한 열심과 시도들이 계속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어져 열매로 나타나기가 않습니다. 국토에서의 조장, 선배만큼의 책임감을 스스로 갖기도, 외부에서 동기부여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토는 정말 좋은 학습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숙소 도착 전 마지막 횡단을 앞두고 있다는 무전이 왔습니다. 7년전 국토에서도 이 숙소에서 잤고, 그 때도 이 자리에서 전체가 모여 횡단을 했던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었습니다. 들어와보니 전날보다 더 깨끗하고 깔끔한 숙소에 감동하는 학생들 모습도 똑같았습니다. 시간이 이처럼 지난 것이 실감나지 않다가도, 그 때 같이 걸었던 멤버와 지금의 멤버가 많이 달라진 것으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나는 곳입니다.



 



맛있게 밥을 먹고, 조별로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마음을 나누고, 말씀묵상과 나눔을 하고 찬양하고 아픈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시간이 짧게 느껴집니다. 전체가 모여 드릴 때와 또 다른 은혜가 있습니다.



 



예배 후 전체모임에는 근처 사시는 살리는님 어머님께서 맛있는 수제 핫도그와 아이스티를 가득 가져오셔서 풍성하게 해주셨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고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물댄동산 아버님께서 간이 진료소를 차리니 아버님이 놓아주시는 침 한번 맞고 싶어 간절히 기다리는 영혼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늦은 밤까지 진료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 침이 내일은 어떻게 걷나 걱정하던 학생들에게 그 어떤 치료보다 효력이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 오늘 새벽부터 오셔서 하루 종일 양호차 동행해주신 추수할 어머님도 계십니다. 가나안 부모님은 첫 날 숙소였던 천마산 기도원에 맛있는 자두를 들고 찾아와 주셨습니다. 제가 다 기록하지 못하는 고마우신 손길들 덕분에 우리의 국토가 풍성하고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데이먼 선생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한테도 점심 먹고 출발 전에 잠시 나누었습니다. 사해동포주의를 넘어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고 아끼시는 데이먼 선생님이 키우는 고양이 중에 두 마리가 심하게 싸워 한 마리가 실명할 위기고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국토 사랑행진을 너무나 사랑하고 참여하고 싶지만, 고통 속에 신음하는 고양이를 내버려둘 수 없어 약을 챙기고 간호해야 해서 갈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다들 웃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정말 진지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이 국토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영탑리에서 홀로 국토를 진행중이십니다. 오늘은 혼자 삼봉산 망일사 삼길포를 아우르며 31.7km를 걸으셨다고 합니다. 우리 행군팀보다 더 많이 걸으셨고, 저희는 거의 비를 맞지 않았지만 그 분은 비를 너무 많이 맞으셨다고 합니다. 또 본인 숙소에서 주무시지 않고 일부러 야영을 하시며 우리와 spirit을 공유하신답니다. 몸은 떨어져 있으나 성령 안에서 교통하며 영으로 함께 하신다는 겁니다. 이번 국토는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에서는 하나의 길로 연결되어 있음을 믿습니다. 데이먼 선생님과 함께 걸으시는 주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양이를 아끼고, 꿈쟁이와 국토를 사랑하여 걷는 데이먼 선생님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덧글 18개
작성자 :     암호 :
오범석   2017-06-30 00:27
꿈의학교교가를처음듣던날~저도모르게감동이솟아교가를듣는내내눈물지었던기억이있습니다. 오늘또꿈의학교교가를머릿속으로되뇌이며알수없는벅참을느낌니다~ 가난한님말씀처럼꿈교교가는듣는것만으로도뜨겁게하는힘이있습니다. 오늘우리꿈쟁이들이꿈의학교교가를되새기며남은국토행진을다짐하지않을까싶네요~ 앞으로울고웃을국토일기응원합니다~^^
김찬양   2017-06-28 21:52
참 따뜻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도합니다..
이정아       2017-06-28 09:59
읽는동안 국토에 함께하듯 그 풍경이 눈에그려집니다 발이아픈고통도잊고 걸었을 꿈쟁이들과선생님들 모두 감사합ㄴ다 그발로 꼭꼭밟은 이 국토가 하나님의 성역이되고 돌보시는 땅이되기를 축복합니다 젊어서고생은 사서도하듯.이시련이 반드시 꿈쟁이들에게 나라를사랑하는 마음으로 되돌아오리라 믿으며 섬겨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늘도 주와함께 승리하세요!!
조주현       2017-06-28 01:23
꿈의학교 국토일기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기남   2017-06-27 16:51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님 주시는 놀라운 지혜와 하나됨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함께 국토사랑행진을 하고 있는 꿈교가족 모두에게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송지순   2017-06-27 14:21
국토일기를 읽을 때는 꼭 눈물이 나와야 제맛입니다.꿈교가족만이 알 수 있는 이 맛을요...
박지숙   2017-06-27 12:51
가난한님 글은 현장을 생생하게 보고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늘 기대되고 기다립니다. 투트랙정보를 모두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예배하는님! 발이 근질근질하실텐데요. 호루라기물고 구령하던 예배하는님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빨리 오시죠^^ 우리꿈쟁이들.. 정말 대견합니다. 비에 젖은 운동화신고 걷는건 정말 고통입니다.~~~~ 함께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봅니다.아자 아자 화이팅!!!
예배하는       2017-06-27 11:26
교회 사무실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1일차 국토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살며시 올라오는 죄의식(?)... 꿈쟁이들은 밖에서 고생하는데.. 저는 지금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있군요... 주여..왜 나를 이 곳에 보내셨나이까... 지금 당장이라도 그 곳으로 가고싶네요..^^ 데이먼 선생님처럼은 못하더라도... 시간내어 가고 싶습니다!! 우리 꿈쟁이들과 부모님들,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과 TA들!!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 2013-15 행군대장, 예배하는 ^^-
이종희       2017-06-27 10:05
국토사랑행진 첫날 일기를 읽어 내려가며 울다가 웃다가를 하네요... 터널안에서의 하모니가 들리는듯 감동의 전율과, 인생 한방에 훅가는 처음된자 나중되는 돈가스 기다림도 때를 따라 펼쳐 주시는 하늘의 무대배경도 여전히 감사합니다... 작은것 하나도 감사할 줄 알도록 배우게 하시며 여호와이레 하나님을 경험하며 또 기꺼이 나를 내어줄수 있는 귀한 시간들을 허락하심을 감사합니다... 꿈쟁이들 선생님들 모든도움의 손길이 연합하여 하나님께 기쁨으로 올려드리는 예배자입니다..
이루지   2017-06-27 09:27
가난한님의 국토일기는 책으로 출간하셔야겠습니다.어쩌면 이리 감동인지. 저희한나와 동행하는이 처음으로 국토했던 구간을 우리 하라가 마지막국토로 걷게됩니다.그때의감격이 여전한데 이번엔 어떤 느낌일지.그때는 언니.오뻐가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따라가며 응원하던 꼬마아가씨가 이번엔 조장이 되어 걷습니다.참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네요. 사랑하는 꿈쟁이 모두가 이번국토행진을 통해 그뜨거움.하나되의 기쁨을 느끼고 이땅을 사랑하는마음을 느끼게되길 기도합니다.
조정은   2017-06-27 09:25
온유한님이 느끼신 마음처럼 교가를 부른 아이들 모습이 상상되면서 눈물이 났네요. 국토를 처음 접하는 학부모로서 참 감사함이 넘칩니다. 예닮교회의 손길을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알려주시고 이런 삶의 순간순간의 교육으로 우리 꿈의학교 아이들이 변화되는거였구나 를 느낄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꿈쟁이들, 선생님들, TA분들, 모두모두 응원합니다!!
남혜정       2017-06-27 09:17
아...밤새 국토일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반가운 친구의 편지처럼 국토일기를 받으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누가알까요?? 이 꿈교가족만의 감동스토리를 .... 오늘도 긴글을 읽으며 이 값진하루를 주님이 우리 인생에 선물로 주셨다 생각하니...목이 나도 모르게 뜨겁습니다!! 오늘도 국토를 기도하면서 마음으로 같이 걷겠습니다~^^
이지은   2017-06-27 09:11
어제 밤12시까지 가난한님의 국토일기를? 기다리다 잠들었네요..고1은 중국연수로 함께 국토를 참가 못하지만 집에서 생뱡송을 보며 기도하고 응원했습니다. 첫 날 현장에 있는 듯 국토일기를 읽으면서 빠져듭니다. 꿈교의 교가는 늘 큰 울림이 있고 감동인데..국토하며 부른 교가는 더 감동이었을 것입니다. 국토는 학습하기 좋은 장소~ 길위의 교실과 현장에서만 배울수있는 학습장소인것을 알게 되길..기도합니다. 많은 도움의 손길 또한 감사합니다. 좋은 날씨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국토 둘째날도 기도로 함께 동참합니다. 고1은 이제 출국을 앞두고 분주하네요 ^^ 모든 꿈쟁이들 응원합니다!!!
살리는맘       2017-06-27 08:55
가난한님!!어제의 간식은 어머니회에서 후원하시고, 몇명의 맘들과 함께 만든겁니다. 저는 그저 배달을 도운 것뿐ㅎㅎ 오늘 설레는 맘으로 시원한 "설레임"들고 아이들보러 갈께요. 이것은 부족하지만 저희 부부가 드리는 선물입니다ㅎㅎ 시원하게 목추이고 다시 힘내어 출~~~~~~~발!!
세미한맘       2017-06-27 08:51
가슴 설레이며 읽다가 뭉클해지고 감사가 나오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꿈쟁이들 그리고 선생님들 모두요.
정광숙       2017-06-27 08:45
너무나도 세심한 글속에서 읽어내려가는 내내 마치 꿈쟁이들과 함께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시네요. 특별히, 어색한 열심'이라는 표현이 깊은 울림을 주고, 교가를 들을때마다 가슴을 적셨는데 읽어내려가니 깊이가 더해집니다.데이먼선생님의 마음이 그져 기도로 응원할수 밖에 없지만,국토여정동안 함께하실 영적 소통을 몸으로 직접실천해주시는것에 진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꿈교의 매력은 입학전 준비하는 모든과정부터 시작이더니 한순간도 놓칠수가 없네요. 성령님의 기름부으심의 현장이자 결정체인 우리 꿈교에 우리가정이 그 공동체의 일원이고 지체라는 사실이 감격입니다.수시로 올려드리는 기도로 더욱 응원하겠습니다!!!사랑합니다.하나님의비젼의 결정체인 꿈교!!
정은정       2017-06-27 08:27
사랑하는 꿈쟁이들 국토때만 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아들은 졸업했지만 늘 국토일기를 기다리며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주님과 함께 서로에게 에너지를공급하며 걸어주세요. 꿈의학교 화이팅 사랑합니다.
최윤정       2017-06-27 07:17
사랑하는 꿈쟁이들 첫 날 잘 걸어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아직 어린 중1 친구들이 열심히 걷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그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둘째날도 여러분들을 지켜보며 엄마들도 하나님을 만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장님들의 헌신과 애씀.. 그저 가슴이 절절합니다. 언제 그렇게 멋지고 늠름하게 자라셨나요.. 영상에 조장님들 얼굴 한번씩 나올 때 마다 이름 부르며 기도합니다. 마지막 국토에 최선을 다 하는 그대들의 모습 안에서 주님의 일하심과 사랑을 보겠습니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